명계 입구. 망자들의 기숙사, 여명(黎明). “김단 씨! 오래 기다리셨어요?” “아, 차사님!” 저 멀리서 머리칼을 휘날리며 달려오는 찬을 본 김단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벌써 재판에 갈 시간이었다. “죄송해요, 일이 생겨서 늦었어요. 명부가 이상하게 작성되는 바람에..” “괜찮아요. 그나저나, 오늘은 어떤 재판을 받게 되나요?” 지난 07월 31일, ...
※저승사자틴 썰을 리메이크해서 쓰는 글입니다. 07월 31일 23시 30분경. 인간세계. “김단. 계묘년(癸卯年) 07월 31일, 23시 32분, 교통사고사. 본인, 맞으시죠?” [어..? 나 죽은 거예요?] “네, 방금 교통사고로 사망하셨어요.” [아..안 되는데..나 아직 18살밖에..] “아구, 안쓰러워라.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흐어엉..] ...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봄은 자고로 새로운 시작의 계절이므로, 모두의 마음이 최고로 들뜨는 시기였다. 북부와 헤스턴 성의 모두는 살랑이는 바람에 실려온 봄기운을 만끽했다. “...몇 시라고?” “총회의 시작 시간을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10시입니다. 지금은 9시 46분이고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디어노레인이 덜덜 떨며 시계를 확인하자 곁에서 꼿꼿히 서 있...
햇살 좋은 봄날, 앤은 초록지붕 집의 새하얗고 예쁜 벚나무를 구경하면서 편지를 쓰고 있었다. 데이비는 친구들과 냇가에서 낚시를 할 거라며 일찍이 나갔고 도라는 부엌에서 마릴라와 린드 부인을 도와 요리를 하고 있었다. 참으로 한가롭고 평화로운 이 오후에, 앤은 만년필을 손에 쥐고 신중하게 글씨를 적어나갔다. '사랑하는 길버트'에게 라는 인삿말은 낯간지럽다가도...
학교가 끝나고 프레스 블리스를 따라서 목회관으로 걸어가는 동안 도라는 프레스에게 사실을 이야기해줄까 고민했다. 사실은 자두케이크를 엄청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 좋아하다 못해 '사랑하는'것은 자신이 아닌 쌍둥이 오빠 데이비라는 것 말이다. 쌍둥이라면 둘이어도 하나로 취급 받을 때가 많으니, 둘 중 한 명의 유별난 입맛이 둘 다 그렇다면서 와전 되어 퍼질 때가...
“야, 도라. 너 진짜 안 갈 거야?” 불퉁한 얼굴의 데이비가 물었다. 올해로 열세 살 된 얌전한 숙녀인 도라 키스는 차마 제 쌍둥이 오빠에게 싫은 소리는 못하겠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데이비. 내가 계속 말했잖아, 난 안 간다고. 코튼네 애들은 싫다고 몇 번을 말해야 해?” “그래? 진짜로 안 간다는 거지? 알았어. 도라 너도 가면 재미있을 텐데, 왜...
사흘 뒤, 초록지붕 집은 아침부터 꽤 소란스러웠다. 친구를 만나러 간다는 사실에 들뜬 앤은 물론이오,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쌍둥이까지 정신 없이 분주하게 외출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레이스가 함께 티타임을 갖지 않겠냐면서 목회관에 앤과 쌍둥이를 초대한 것이다. 아침 식사를 한 후에 서둘러서 외출 준비를...
올해로 꿈꾸는 스물세 살에 접어든 초록지붕 집의 앤 셜리는 홀로 '연인들의 오솔길'을 거닐고 있었다. 레이첼 린드 부인은 따뜻하고 포근한 봄에 때 아닌 감기에 걸려버렸고, 마릴라는 쌍둥이들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으니 봄을 맞이하는 산책은 혼자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쌍둥이도 봄이 왔다고 신났으니 마릴라 아주머니가 고생하실 거야. 조금만 더 걷다가 돌아가...
그런 말이 있다. 어떤 사람을 진정으로 알기 위해선 여러 가지 상황 속 여러 모습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명언 같은 건 아니고 내가 방금 만든 말이지만, 어느 정도 맞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자기중심적이다. 그게 무엇이든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던, 자신을 중심으로 판단한다. 마치 내가 오늘 내게 화를 냈던 손님을 진상 손님이라고 생각한 것처럼. 하지만 잘 생...
스프링 시즌이 코앞이었다. 어느새 풀린 날씨에 헤스턴 성의 모두도 옷을 가볍게 입기 시작했다. “드디어 봄이구나~” “그러게요, 이제 옷이 좀 얇아지겠어요.” 그리고, 북부에도 어느새 봄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고..모두는 생각했다. “어맛, 깜짝이야! 아..!” “응..? 왜 그렇게 놀라시는 겁니까? 설마하니, 이 조그만 게 무서우실 리도 없고.” “무,...
자, 96라인 스타트!(하, 13명 언제 다 쓰지.)준휘랑 여주는 4년 전. 준휘가 28살, 여주가 26살일 때에 만났음. 첫 만남은 별로 특별하다고 할 순 없었지만 두 사람에겐 특별했다 할 수 있음. 그리고 여주에겐 엄청 고마웠을 거고..? 준휘는 지수랑 같은 세봉고등학교 교사임. 바로바로, 중국어 교사! 왜냐하면 준휘는 한국말 겁나게 잘하는 중국인이기 ...
꿈꾸는 일은 즐겁다. 얼렁뚱땅 굴러가는 글방 주인장 & 초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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